학우 여러분,

 

이번 여름 총회에 보여준 관심과 참여에 대해 감사를 표합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KSHUB의 회장이 바뀌었습니다. 신학과의 백인석 학우가

회장직을 맡습니다. 2011년 9월 1일부터 신임 회장의 임기가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축하와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앞으로 학우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합니다.

 

오늘은 제가 회장으로서 보내는 마지막 날입니다. 그 날을 이곳 한국에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기간 동안 KSHUB 회장으로서 학우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즐겁기도 했지만, 때로는 짜증스럽기도 했습니다. 유학

사회를 '동료들의 집단'으로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보다는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훗날 우리 중의 많은 사람들이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교수가 되고는 '학위증'

이라는 종이 한 장과 '교수'라고 하는 것을 권력 관계로 파악함으로써 젊은

학생들 앞에서 마치 무엇이나 되는 양 할 것입니다. 다른 것은 그렇다손 쳐도,

'학생이 그러면 쓰느냐' 혹은 '젊은이들이 버릇이 없어', '자기만 알고 예의는

몰라' 이런 말은 하지 않아주었으면 합니다. 유학생들의 절대 다수가 바로

그런 사람임을, 우리 스스로는 부인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내 일, 내 이익만을 위해 앞으로만 달리고, 그 외의 다른 모든 것은 그 목적에

소용이 되는 한도 내에서 단물만 빼먹을 줄만 알지 않았습니까? 혀 세 치를

놀려 자신을 합리화해 오지 않았습니까? 지행합일은 책에서나 있는 낱말로

살아 오지 않았습니까? 적어도, 양심에 털이 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Selbstkritik까지는 아니어도 Selbstreflexion 정도는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개구리는 올챙이적 생각을 못 한다지만 우리들은 인간이니까요.

 

열심히 공부만 하느라 다른 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시간은 조금도 낼 수 없는 

유학생들이니 학업의 성취는 따논 당상일 터, 그 성공을 기원하기보다는 유학

동료들의 학업 외적 성장을 기원하고자 합니다.

 

유학생 동료 여러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KSHUB 제4대 회장

송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