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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1-23 09:18
글쓴이 :
musicologist
조회 : 7,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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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716.html [2697] | http://blog.daum.net/oyhgod/3 [2619] |
아침 기사를 훑어보다가 놀라운 것을 읽었습니다(링크 1 참조 내지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11123008012). "명박 퇴진", "독재 타도"
이런 구호들이 들렸다는 겁니다. 그것도 서울의 오래된 중심부인 명동에서 말입니다.
한미 FTA를 한나라당이 날치기 통과시킨 데에 대한 일부(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불과 3000명)
국민들의 목소리였던 겁니다.
놀랍게도, 이 추운 시절에, 경찰이 시위 국민을 향해 물대포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시위 국민을 국민으로 본 게 아니라 폭도, 혹은 종종 어느 세력들이 말하듯이, 진압 대상으로
보았는가 봅니다.
공무원은 누구를 위한 종인지 모를 일입니다.
Occupy the Wall Street가 미국 전역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가을 들풀 번지듯 퍼져나가는
상황에서, 그곳에서 제기된 대표적 구호 중의 하나인 "We're the 99%"가 이곳에서도 여지 없이
적용되는 것을 봅니다.
파이를 늘려야 하위 99%가, 자생력이 없는 버러지 같은 그 대다수가, 1% 엘리트들의 파이로부터
떨어지는 떡고물이라도 줏어먹어야 그나마 목숨이라도 부지할 수 있다는 이 궤변은, 정치적으로
네오콘이라 하건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라 하건, 우리가 전통적(?)으로 배워 온 국가 이념
홍익인간과는 정반대되는 주장입니다. 거기에 부화뇌동하다니, 그런 자들은 한국인으로서의
윤리적 정체성을 저버린 인간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여년 전, 광화문과 종로에서 학생, 노동자, 화이트칼라, 시장 상인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던
그 소리, "호헌 철폐, 독재 타도"가 귀에 쟁쟁이 되살아납니다. "살인마 전두환은 물러나라"라고
외치던 것도 생각납니다.
Again 1905를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국민을 지키라고 국민들이 국가를 만들었고 자신들 중에서
그 일을 담당할 사람들을 뽑아 놓았더니, 그 뽑힌 자들이 자신들의 독점적이고 특권적 지위를
보장받는 조건 혹은 그러한 지위가 더 강화될 것을 예견하고서 나머지 절대 다수 국민을 가혹한
적자생존의 정글 속으로 밀어 넣어 국가를 '국민의 보호막'으로서의, 즉 '주권 국가'로서의 지위를
자발적으로 헌납하는 상황이 발생한 게 아닐까 싶으니, 결국 Again 1905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일 위와 같은 우려와 추정이 사실이 된다면 우리는, 과거 청산에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 잘못과 썩음에 엄정하지 못했기에, 수치스럽고도 고통스러운 과거를 또 다시 내 부담으로
되풀이하게 된 셈이 되겠습니다.
1905에 을사5적이 있었으니 2011은 신묘151적(링크 2 참조)이 되는 건가요? 아니면 통상대표부인
두 김 모씨를 묶어 153적이 되는 건가요? 제2의 김지하는 언제쯤 나오려나요?
아니면, 이 모든 것은, 훗날, 우스운 기우였음으로 끝날까요?
나와 당신들은 이제 기껏 30에서 40년 정도 더 살다 가면 되지만, 나와 당신들의 자녀들은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은 그 속에서 - 교과서에서 일제시대에 관해 배웠다시 - 고통 속에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기적인 우리들은 그런 것에 관심 없지요.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되니까.
근일간 가까운 지인들과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야 할 것 같습니다. 속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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