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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1-19 14:07
글쓴이 :
musicologist
조회 : 7,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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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11111518… [2630] |
* "나안... 그저 떡이 먹고 싶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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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영문판 자서전에서 BBK, 4대강 언급안한 까닭은
2011 11/22ㅣ주간경향 951호
ㆍ<아무도 가지 않은 길> 11월 1일 미국서 공식발매
“포항 출신의 가난한 소년으로서 (내가 겪은 삶의 여정은) 대단한 모험이었고, 특히 은혜(Privilege)로 가득찬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And my journey is not over yet).”
지난 11월 1일 미국에서 공식 발매된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 ‘The Uncharted Path’의 마지막 문구다. 제목을 번역하 면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영어판 자서전 출간 소식은 10월 중순부터 통신사 단신 등으로 다뤄졌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궁금했다. 청와대에 책을 요청했다. 11월 8일 기자는 청와대에서 부친 택배로 책을 받았다.
알려진 것처럼 책 내용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존에 출간한 책, 특히 1995년 김영사에서 나온 <신화는 없다>를 중심 텍스트로 삼고 있다. 2007년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발간된 <어머니>,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등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이 일부 삽입되어 있다. 일단 떠오른 궁금점. 각 출판사는 국내 판권뿐 아니라 해외 판권도 보유하고 있다. 판권문제는 어떻게 교통정리가 되었을까. 거의 주목받지 않았지만 올해 6월 이 대통령의 자서전 출간 소식을 다룬 기사가 있다.
출판 전문 뉴스매거진 퍼블리셔위클리(PW)는 지난 6월 “1년여의 협상 끝에 출판사 소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자서전을 출판하기로 지난 1월에 결정되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측은 몇몇 대형 출판사와 접촉했으나 “거절당하거나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이 대통령을 대리해 계약을 전담한 곳은 에릭양에이전시다. PW의 취재에 응한 에릭양에이전시의 대표는 “소스북 출판사는 한국 쪽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 책(이대통령 자서전)을 정말로 좋아했다”고 밝혔다.
“South Korea 대통령” 표기 논란
그런데 짚어볼 대목이 있다. 책이 출판되기 전, 예약판매용으로 공개된 책 표지가 지난 9월 구설에 올랐다. 현재와는 다른 버전인 이 표지에 이명박 대통령은 “남한(South Korea)의 대통령이며 현대건 설의 전 CEO”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보수논객 지만원씨는 “헌법 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를 명확히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스스로 남한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당시 비판했다. ‘The President of the Republic of Korea’가 맞는 표기라는 것이다. 이 오기는 자서전이 정식 발매되면서 정정됐다. 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판사의 단순 실수로 보지 않으며, 북한을 의식한 고의적인 오기(誤記)”라고 주장했다. 또 하나, 출판사는 이 대통령 이름의 영문표기에서 이 대통령의 성을 Lee와 Yi를 혼용해 쓰고 있다. 최종 발매된 책에서도 이 문제는 정정되지 않았다. 표지 등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Lee Myung-Bak으로 표기되어 있는 반면, 서지에는 Yi Myong-bak이라는 다른 표기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자서전을 판매하는 아마존 사이트 등에서도 Yi와 Lee의 혼용은 계속되고 있다.
소스북 출판사는 <마음을 움직이는 사랑의 기술>과 같은 대중연예도서로 유명한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스북 출판사가 무명 출판사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지만, 또한 자서전이나 비망록 분야에서 비중이 큰 책을 냈던 출판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주로 실용 대중서를 낸 출판사다.
결국 궁금한 것은 어떤 계약조건에서 책이 출판되었느냐는 것이다. 에릭양에이전시의 김희순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받을 저작권료가 그렇게 높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보다 자세한 질문은 이메일로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메일 답장에서 “질문에 대해 가장 정확한 답신을 주실 분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신○○ 행정관일 것 같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청와대 제1부속실에서 담당했다. 제1부속실 이진영 국장(36·여)이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장은 이 대통령이 이번에 낸 자서전에서도 이름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책에서 “서울시장을 마친 뒤 미니밴을 타고 전국 현장 투어를 할 당시 (이 국장이) 일정과 대화를 기록했고, 다양한 이슈에 대해 가치있는 조언을 해줬다”고 실명을 거론하며 칭찬하고 있다. 이 국장은 이 대통령이 지난 2000년 (BBK의 전신인) LKe뱅크를 만들 당시부터 비서업무를 담당해 왔다. 기자는 자서전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 국장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대변인실을 통해서만 공식답변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또 하나 특이한 것. 이 대통령의 자서전을 영어로 번역한 이는 이 대통령의 통역을 맡아온 김일범 청와대 의전팀 행정관이다. 김 행정관은 탤런트 박선영씨의 남편으로도 알려져 있다.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이 대통령 자서전 번역은 공무에 해당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인(私人) 간의 정식계약을 통해 진행한 걸까.
이대통령 “퇴임 후에도 국민 봉사 계속”
사실 정말로 궁금한 것은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자서전의 특성상 사실에 대한 어느 정도 주관적 기술(記述)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나온 자서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팩트가 빠져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진짜로 언급하지 않은 것들’이다. 이를테면 BBK사건이다. 검찰의 결론대로 김경준일가에 의한 사기사건이라고 하더라도 BBK 또는 LKe뱅크와 관련된 내용은 연대기 상으론 17장 새로운 시작(A New Beginning) 후반부 정도에 포함되었어야 한다. 청계천 사업의 배경은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지만 그의 연장선에서 17대 대선의 핵심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구상’ 역시 거론하지 않고 있다. 집권 이후 이 대통령이 겪은 시련이라고 할 수 있는 ‘촛불시위’도 마찬가지. 심지어 현재도 ‘녹색성장’의 핵심으로 강조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언급이 이번 자서전에는 없다.
에필로그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영예로운가를 항상 기억하며 남은 임기를 보낼 것이며, 퇴임 후에도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더불어 “해외 친구들을 방문하고, 그들과 함께 우리 모두가 보다 지속가능한 녹색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맨 앞에 인용한 마지막 문장 바로 위에 거론하고 있는 것은 Lee&Kim Foundation, 즉 청계재단이다. 이 대통령은 “청계재단의 도움으로 가난과 고난을 극복한 아이들 중 과학자, 음악가, 엔지니어, 기업인 그리고 심지어 대통령도 나오면 좋겠다”고 적고 있다.
마감 직전, 청와대는 답변을 보내왔다. ‘South Korea’ 논란과 관련, 청와대는 “출판사 측에서 외국에 널리 알려진 이름이라 그렇게 표기했지만, 정식 명칭이 아니라는 청와대의 지적을 받고 정정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대운하나 4대강 같은 것이 거론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서는 “청계천 복원 과정이 자세히 거론되어 있는 이전 책 내용에다 그 후의 일을 간략하게 덧붙인 것이기 때문에 정책과 관련한 이야기는 빠져 있다”고 답했다. 김 통역관이 번역한 것에 대해서는 “김 행정관 본인이 좋아서 진행한 일이며, 업무시간 이외에 틈틈이 번역을 진행하다보니 자서전 발간 일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퇴임 후의 계획에 대해 이를테면 글로벌녹색성장연 구소(GGGI) 등을 통해 ‘녹색성장 전도사’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상 소설”이라면서 “다만 OECD 사무총장이 사석에서 ‘녹색성장의 아버지’ 등으로 거론한 만큼 국제사회에서 합당한 예우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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