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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4-16 23:50
글쓴이 :
musicologist
조회 : 7,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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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economic/clusterview?newsId=20120416023708924&cl… [2395] |
소비자는 가격인하 못 느끼는데… 정부는 "수출 늘었다" 뻥튀기
소비재 수입비중 15%뿐 소고기·화장품·가전 등 이전과 가격 차이없어
원자재·부품 수입하는 일부 대기업에만 혜택
美의 투자 감소엔 침묵… 정부, 유리한 통계만 발표
한국일보 | 배성재기자 | 입력 2012.04.16 02:37
15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한 달을 맞았다. 정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수입제품의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국산품 가격 인하도 유도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미국산 수입제품 중 소비재 비중이 미미한데다 관세 인하분이 실제 가격 인하로 연결되는 경우도 드물어 소비자들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한미 FTA의 소비자 편익을 과잉 홍보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 체감 효과 거의 없었다
이날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미(對美) 수입액 총 445억달러 중 소비재는 약 15%인 69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반면 원자재는 174억6,000만달러(39.17%), 중장비 기계나 주요 부품 등 자본재는 199억2,000만달러(44.68%), 기타 2억달러(0.53%)로 소비재가 아닌 품목 비율이 85%에 달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정부 홍보와는 달리,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수출하거나 공산품 제조를 위해 주요 부품 등을 수입하는 대기업에 FTA 혜택이 집중된다는 뜻이다.
실제 오렌지 등 일부 농산물과 와인 등을 제외하곤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품목은 극히 제한적이다. 화장품, 의류 등 수입 공산품은 대부분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다.
한미 FTA 발효 전 국내에서 15만5,000원에 팔린 화장품 에스티로더 나이트리페어 리커버리 콤플렉스 50㎖의 경우 소비자가격은 요지 부동이다. 관세 부과기준인 수입원가가 6,289원으로 소비자 판매가격의 4%에 불과하기 때문에, 8% 관세가 철폐돼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게다가 독점 수입업체가 관세 인하분을 이윤으로 챙기는 경우도 많아 가전제품,냉장 쇠고기 등의 판매가격도 요지부동이다. 소비자들이 "국내 제조업체와 수입업자 좋은 일 시키려고 한미 FTA를 했냐"며 불만을 쏟아내는 배경이다.
유통업계에선 미국산 건과류와 냉동 수산물 등이 아직 본격적으로 수입되지 않고 있어 가격 인하 효과를 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관세 혜택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는 내달부터 식품을 중심으로 점차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 부풀리기에만 열중하는 정부
한미 FTA 협정문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99%의 상품에 대해 관세를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하도록 했다. 당연히 관세 철폐 효과가 확인되려면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통상교섭본부 최석영 한미 FTA 교섭대표도 "3개월 정도 지나야 한미 FTA의 방향성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수출입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FTA 효과 뻥튀기에 여념이 없다. 이달 초 지경부는 3월 수출입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한미 FTA 효과로 대미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27% 증가한 59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관세 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향상된 품목의 수출 증가분도 ▦합성수지(36.7%) ▦일반기계(42.0%) ▦자동차부품(12.4%) 등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3월 품목별 수출 실적 잠정치는 1~20일 실적으로 한미 FTA 발효 이후 수출입 실적은 불과 6일분이다. 전문가들은 "6일 간 수출입 실적으로 FTA 효과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지경부는 한미 FTA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선 그 의미를 축소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직접투자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 감소한 4억2,700만달러로 나타나자, 지경부는 "한미 FTA가 발효된 지 얼마 안 돼 효과를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으로 통계를 입맛에 맞게 쓰고 있는 것이다.
FTA 전문가인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한ㆍ유럽연합(EU) FTA 발효 후 한 달이 지났을 때도 정부는 수출이 늘었다고 홍보했지만, 올해 2월 기준으로 흑자잠식이 90억달러에 달한다"며 "정부가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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