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입력 2010.11.02 16:14 | 수정 2010.11.02 17:15 |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일 서울대 법대생들 앞에서 진땀을 흘렸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법대 초청으로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백주년기념관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경기도'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지사는 법대생들에게 "역사의 큰 흐름은 법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시대 흐름과 민심을 정확히 파악해 최우선시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어려운 외교 상황에서 분쟁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탁월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절묘한 정치ㆍ외교 역량을 여러분이 나서서 발휘해달라"고 강조했다.
묵묵히 듣고만 있던 학생들은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고 강연장은 금세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학생은 김 지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치켜세운 걸 두고 "민주주의란 권력자가 독단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합의를 통해 결정하는 체제다. 국민을 설득해 이끌어내는 게 지도자의 요건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 지사는 "민주주의만 외치면 모든 게 정당화되느냐. 배고픈 사람에게 민주주의가 밥을 주진 않는다"고 응수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을 공약으로 걸고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반대가 많아 4대강 사업으로 바꿨지만 이 사업이 민주주의에 역행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국민은 대운하 사업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를 보고 이 대통령을 뽑은 것 아니냐'는 다른 학생의 질의가 들렸다.
김 지사는 "대통령이 잘못한 점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잘하는 일은 손뼉을 쳐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젊은이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자로 보질 않는다'는 김 지사의 지적을 두고 '대한민국은 헌법제정권자인 국민이 세운 것'이라고 되물었고, 이에 김 지사는 "조지 워싱턴, 마오쩌둥과 같이 건국의 아버지란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학생은 '좌파에서 사상전환을 한 계기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으며, 강연내용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결과만 좋으면 정당한 결정이냐' '경제발전이 과거 추세를 유지할 거라 보느냐' 등의 공세도 이어졌다.
'대권 도전'을 언급하며 자주국방에 대한 의견을 묻은 질문도 나왔다.
김 지사는 지금껏 진행한 강연 중 가장 높은 수위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면서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가 많다.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너무 반대만 하지 말고 긍정적인 시각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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