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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24 21:39
Deutsche Bank, 한국 증시에서 장난치다 걸렸군요
 글쓴이 : musicologist
조회 : 6,767  
   http://media.daum.net/economic/finance/view.html?cateid=1037&newsid=20… [2358]

버티던 도이치, 꼼짝 못한 한마디…"한국 말고 딴데는?"

머니투데이 | 박종진 기자 | 입력 2011.02.24 16:12 |

[머니투데이 박종진기자][[도이치 제재 뒷얘기] 홍콩서 도시락으로 세끼 때우며 조사…"한국가면 잡힌다"]

"한국 금융시장을 우습게 봤다" (감독당국 관계자)

자존심이 상했다. 시장 교란자의 책임은 끝까지 묻는다는 걸 보여줘야 했다. 지난해 11월1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생한 이른바 '옵션쇼크'에 대한 조사는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르는 외국자본의 부당거래에 대비해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었다.

단일 글로벌 투자은행(IB)이 국내 증시를 단숨에 뒤흔든 초유의 사건 인만큼 감독당국도 단단히 마음먹었다.

사건 다음날부터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동조사팀을 구성했다.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 특별조사단 5명, 거래소 심리3팀 2명의 '별동대'가 나섰다. 금감원은 나중에 1명을 더 투입할 정도로 집중했다.

올해 1월까지 두달 넘게 조사가 계속됐다. 2조4424억원어치 '매물폭탄'이 쏟아져 나온 한국 도이치증권은 물론 내다 판 주체인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지시·보고 관계에 있는 뉴욕 도이치은행증권을 훑었다.

이례적 현장 조사가 강도 높게 추진됐다. 홍콩에서 2주간 관련자 문답과 증거수집이 이뤄졌다. 영어와 한국어로 각각 작성한 문서를 몇 번이고 확인절차를 거쳤다. 혐의자 1사람당 3일씩 걸렸다. 도시락으로 하루 세끼를 때우기도 했다.

뉴욕 도이치은행증권의 글로벌 지수차익거래 책임자도 홍콩으로 불렀다. 그는 서울에 왔다가 출국정지 돼 돌아가지 못할까봐 두려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스스로도 위법성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조사과정에서 도이치 측 관계자들은 "통상적 매매이며 글로벌 IB의 일반적 금융거래 기법"이라고 버텼다. 하지만 "그럼 다른 나라 금융시장에서 이처럼 한 적 있으면 내놔 봐라"는 질문에 답을 못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사실 고도의 금융기법과도 거리가 멀다"며 "애초 위법성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주가가 떨어지면 큰 이익을 보는 풋옵션을 미리 사놓고 장 마감 직전 대량 매도로 단숨에 448억원을 챙긴 '뻔한 장난'이라는 뜻이다.

거래소에 남아있는 매매 데이터는 시세조종 혐의의 확실한 증거였다. 대량 매도 정보를 사전에 알고 풋옵션을 매수한 선행매매의 의도성은 그들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내용으로 밝혀졌다.

다만 이메일부터 메신저 사용내역까지 모두 뒤졌지만 도이치은행 독일 본사의 연루 가능성은 확인하지 못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한국 금융시장을 얕잡아 본 만큼 강력한 '응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그러나 조사 기간 내내 공정한 조사와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금융당국의 존재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하지만 아울러 잡음을 남겨서도 안 된다는 것. 외국자본에 시빗거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철저히 사실을 기반으로 진행해야했다.

그래서 상대가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기회를 줬다. 모든 문답은 피조사자의 변호사 입회 아래 진행됐다. 지난 10일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23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는 의견진술 기회를 충분히 주느라 마라톤 회의를 계속했다. 지난 18일 행정조치 대상자에 대한 청문회도 실시해 반론기회를 제공했다.

통역도 도이치 측이 데려온 사람을 썼다. 나중에는 도이치 측 변호사가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해줘 감사하다고 했을 정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영·미권과 달리 우리는 감독기관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고 쓸 수 있는 제재수단도 다양하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효과적 시장질서 유지를 위해서 '무기점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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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기자 fr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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