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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10 07:38
글쓴이 :
musicologist
조회 : 6,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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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67&newsid=20110209212… [2435] |
"대놓고 왕따·차별… 한국인으로 뿌리 내릴 순 없나요"
세계일보 | 입력 2011.02.09 21:25 |
외국인 100만… '이중잣대' 심각
색안경 벗고 "내 이웃 " 인식을
[세계일보]
국내에 머물며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재중동포 A씨는 아들의 담임 교사에게서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담임은 아들 B군이 친구와 자주 싸운다면서 상담하러 오라고 했다. 담임은 "아들이 다툰 친구와 전혀 맞지를 않으니 다른 반으로 옮기거나 전학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의했다. A씨는 이를 거부했다. A씨는 "내가 조선족이라 당하는 것만 같아 억울했다"고 말했다.
A씨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들 친구들의 따돌림이다. A씨는 "아들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서 '너희 엄마는 중국인'이라고 놀림당하고 집에 돌아와서 '엄마는 왜 중국 사람이냐'고 원망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다문화가족이 늘고 있지만 문화적 편견과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가 많다"며 "내 가족이 한국 사회 일원으로서 차별을 받지 않고 살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순혈주의·영어권 선호, 차별 불러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았으나 우리 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 특히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에 대한 따돌림과 차별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오랜 세월 이어온 단일민족주의와 부계혈통주의, 가부장제와 맞물려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외국인 배타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교육 외에도 국민 인식과 사고를 전환할 수 있도록 사회통합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으로 90일 이상 장기체류자나 국적 취득자, 그 자녀를 포함한 외국계 주민은 주민등록 인구(4977만3145명)의 2.3%인 113만9283명으로 조사됐다.
결혼이민자는 2007년 12만6955명에서 지난해 18만1671명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과 혼인하는 비율이 매년 10%를 넘어서면서 나타난 당연한 현상이다. 결혼이주민 출신국별로 재중동포가 5만9346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5만1348명), 베트남(3만4640명), 필리핀(1만610명), 일본(5326명) 등 순이다.
우리 사회는 급격히 다문화사회로 진입했으나 결혼이민자들은 언어장벽과 사회적 차별로 고통받고 있다. 7만3000명의 결혼이민자와 혼인귀화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건복지부의 '2009 전국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 여성 결혼이민자의 34.8%와 남성 결혼이민자의 52.8%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족 자녀에 대한 차별도 심각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86명 설문조사한 '이주아동의 교육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눌한 발음으로 놀림'(41.9%), '무시'(36.6%), '수군거림'(30.6%), '피부색이 다르다고 놀림'(25.3%),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협박'(21%), '발로 걷어차임'(15.1%), '소지품을 빼앗김'(9.1%) 등 다양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이주민이 겪는 차별의 배경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영어권 선호 현상도 꼽힌다. 영어권 외국인에게 호감을 가지면서도 비영어권 외국인을 차별하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 출신인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어릴 때부터 어울리는 교육 절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의 다문화정책이 '우리(한국) 것을 배워야 한다'는 동화주의적 성격이 강했다며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방통행식 정책은 사회갈등과 소수자 문제 등을 낳을 수 있는 만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상호 이해를 위한 통합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성이 국가 통합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타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결혼이주여성 등이 한국 사회에 굳건히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못지않게 필요하다. 외국인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조기 통합교육이 중요하다.
박숙자 한국보육진흥원장은 "한국 아이들과 외국 아이들 사이에서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등학생만 되더라도 다문화가족 자녀와 짝하기 싫다고 하는 등 아이들이 클수록 차별이 심해지므로 어려서부터 외국 아이들이 다른 애가 아니라 내 친구, 이웃이라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 3만여개소에 달하는 어린이집이 다문화가족을 끌어안을 수 있는 중심체가 되어야 한다"며 "국가에서 다문화 가족이 모이는 각종 행사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자연스럽게 통합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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